세계 각국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올렸거나 올린다고 예고했습니다.미국이 27년 만에 기준금리를 0.75% 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겠다고 밝힌 건데요, 영국 0.25% p, 스위스, 브라질 0.5% p, 중동 국가들과 홍콩, 대만까지 연이어 금리 인상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러다 미국 기준금리가 국내 기준금리보다 높아지는 이른바 금리 역전이 발생하면 자본이 빠져나가 우리 증시나 외환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우리도 금리 인상에 더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게 다 무슨 말이냐고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금리구조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금리 인상 대처방안을 알아볼게요.
베이비스텝, 빅스텝, 자이언트스텝이 대체 뭘까요?
각 나라의 금리를 대표하는 기준금리는 0.25% p 단위로 올리거나 내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걸 베이비스텝이라고 하는데요.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적은 폭으로 금리를 내리거나 올리기 위한 기준을 의미합니다. 빅스텝은 베이비스텝의 2배인, 0.5% p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고, 그럼 자이언트스텝은? 맞습니다. 기준금리를 한 번에 베이비스텝의 3배인 0.75% p로 인상하는 것을 뜻하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기준 금리를 0.75% p 올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한꺼번에 금리를 올린 건 무려 2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어요.
기준금리? 코픽스? 가산금리?
은행 같은 금융기관은 물론 다른 수익구조도 있지만 기본 사업구조가 이렇습니다. 누군가 돈을 맡기면(예금) 그 돈을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면서(대출) 약속한 이자(대출금리)를 받습니다. 결과적으로 대출 이자로 돈을 벌었으니 돈을 맡 긴 사람에게 약속했던 예금 이자(예금금리)를 지불하고 남는 돈. 즉, 예대 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이 금융기관 수입이 되는 거죠. 이 구조가 잘 돌아가기 위해 금융기관은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뿐만 아니라 기관 간에도 수시로 돈을 빌려주고 받으면서 고객을 위한 자금 유동성을 확보합니다. 여기서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금융기관이 한국은행과 거래할 때 여러 경제 상황을 고려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정책적으로 정해놓는 금리입니다. 당연히 한국은행과의 거래로만은 부족하니 금융기관 간에도 수시로 돈을 빌려주고 빌리는데 이때 적용되는 금리인 ‘콜금리’는 결국 금융 거래의 가장 큰손(?)인 ‘한국은행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아 움직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이 ‘콜금리’는 장단기 시장금리, 예금 및 대출 금리 등의 변동으로 이어지게 되고요.
그럼 대출금리는 어떻게 결정될까요?
①변동금리 대출상품을 이용할 때 기준금리로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는 것은 코픽스(COFIX- Cost Of Fund IndeX)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할 때 드는 비용을 지수화한 겁니다. 은행연합회가 국내 8개 은행으로부터 자금조달에 관련된 8개 수신 상품 금리 정보를 바탕으로 산출합니다. 고정금리는 보통 대출을 개시하는 시점의 변동금리보다 높은 금리로 설정되어 있지만 지금처럼 금리 인상이 예상될 때는 장기적으로 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②가산금리와 우대금리는 개별 고객의 사정에 따라 또 금융기관마다 다르게 산정됩니다. 신용도가 같아도 은행마다 다른 금리를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한 금융기관만 알아볼 것이 아니라 여러 곳의 대출 상품(한도와 금리) 비교를 꼼꼼하게 해봐야 합니다.
가파른 금리 인상,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요?
대출금리 인상이 예측된다면 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분들은 당연히 먼저 변동금리 대출을 갚고 갈아타는 것을 생각하실 텐데요. 고정금리로 급하게 갈아타는 것만이 정답은 아닐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중도상환수수료를 따져봐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대출 만기 이전에 대출원금을 갚는 ‘중도 상환’시에 은행에서는 대출원금의 0.5% ~ 2.0% 정도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계신 경우에는 특히, 중도상환수수료와 고정금리 총 이자비용을 계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DSR 계산기와 같은 대출 계산기 서비스를 활용하시되, 중도 상환 수수료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 고정금리는 대부분 은행이 6개월 후의 기준금리를 미리 반영하여 결정을 하기 때문에 이미 금리가 매우 높게 형성이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다시 금리 인상을 멈추고 오래 대출을 갚으면 변동금리 대출과 차이가 없거나 손해일 수 있습니다.
세 번째, 향후 변동금리가 연간 0.90% p(0.15% p+0.75% p) 이상 오를 수 있다고 판단되면 기존에 받은 변동형 주담대에 연 0.15~0.2% p의 금리를 더 얹는 방식으로 금리 상한 형 주택 담보대출 상품에 가입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금리 상승 폭이 연간 0.75% p, 5년간 2% p 이내로 제한된다지만 급격한 금리 상승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큰 혜택이 없을 수 있습니다.
금리 인상. 이제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고 있습니다. 이자비용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지 미리 확인하고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신규대출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최대한 신용점수를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준금리는 매일 또는 매주 산출되기 때문에 오늘 당장 급하게 대출이 필요한 것이 아니더라도 단기간에 대출을 할 계획이 있다면 추이를 지켜 보면서 조금이라도 낮은 날에 대출을 신청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