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줄 모르는 은행 위기론, 미국에서 시작되어 대서양을 건너 스위스로 상륙하더니 이젠 알프스를 넘어 독일에까지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 다뤘던 크레디트스위스(CS)는 UBS의 인수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은행 리스크는 또 다른 유럽 메이저 은행 독일 도이체방크로 옮겨온 상황입니다. 도미노처럼 이어지는 은행 위기론, 언제쯤 멈출 수 있을까요?
1️⃣ "이번엔 독일이다" 대서양을 건너 알프스를 넘어온 은행 위기 도미노
도미노처럼 쓰러지는 세계 대형 은행들. 이젠 독일 차례?!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가 위기설에 휩싸이면서 미국과 유럽 금융당국자들이 초비상에 걸렸어요.😱 지난 24일 도이체방크 은행채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220bp 이상 치솟으면서 2018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국가가 부도났을 때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파생상품이에요. CDS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시장이 부도 위험성을 높게 본다는 걸 의미하죠. 그만큼 도이체방크의 부도 위기가 심각한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뜻해요. 도이체방크의 주가도 연일 폭락해 시가총액이 무려 약 70억 유로(10조 원)나 증발했죠.💸
도이체방크 위기설은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CS가 경쟁사인 UBS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이른바 '코코본드'라고 불리는 조건부자본증권(AT1)을 전액 상각하기로 한 결정이 유럽 은행에 부담으로 작용했죠. AT1은 수익률은 높지만 유사 시 상각되거나 주식으로 강제전환될 수 있어요.
그러나 CS가 발행한 AT1 가치가 순식간에 휴지조각이 되면서 유럽 은행들이 발행한 AT1 가격이 급락했고, 이것이 유럽 은행에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문제는 도이체방크 역시 상당한 양의 AT1을 발행했다는 점이죠. 블룸버그에 따르면 도이체방크가 발행한 AT1 채권은 약 91억달러(약 12조원) 규모에 달해요.
2️⃣ 크레디스스위스와 달리 도이체방크는 튼튼?💪🏻
도이체방크 전경(도이체방크 홈페이지 갈무리)
전문가들은 CS와 비교하면 도이체방크는 훨씬 탄탄한 상태라고 주장해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도이체방크가 수익성이 아주 높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하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지원사격에 나섰어요. 회원국들의 은행 부문은 탄탄한 자본과 유동성 덕분에 굳건할 뿐만 아니라, 필요하면 유로존 금융 시스템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자신감 가득한 발언으로 말이죠.
시장에서는 여전히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은행 자본과 수익성에 문제가 없고, 유동성을 지원하겠다는 말은 CS와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사태가 있을 때도 계속 듣던 말"이라고 지적했죠.
하지만 도이체방크 역시 CS처럼 그냥 무너지게 놔둘 은행은 절대 아닙니다. 도이체방크는 자산 규모 1조 4480억 달러로 국제결제은행(BIS) 등이 선정한 ‘글로벌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G-SIB)’ 30곳 중 한 곳으로 꼽힙니다.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는 핵심 은행이죠.
도이체방크를 향한 시장의 불안감도 과도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월가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은 "도이체방크의 보통주자본 비율은 13.4%로 자본 구성이 탄탄하고, 법무에 관련된 리스크가 크지 않다. 유동성 비율 또한 강하고, 지난해 순이익은 지난 해 순수익은 61억 달러로 2007년 이후 최고 실적을 냈고 10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할 정도로 수익성도 좋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3️⃣ 월가, "우리는 이 사태를 '뱅크데믹'이라 부르기로 했어요"
은행 위기가 전염병처럼 번지자 월가에서는 이를 일컫는 신조어를 사용했어요. 현지시간으로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은행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우려가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다"라며 이를 은행(Bank)과 팬데믹(Pandemic)의 합성어인 '뱅크데믹(Bankdemic)'으로 규정한 것이죠.
WSJ는 이번 뱅크데믹의 원인으로 SNS를 꼽았어요. 온라인 뱅킹과 SNS 시대에 글로벌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갑작스럽게 커지면 은행들을 순식하게 취약하게 만들고, 한 곳에서 생긴 은행 위기가 전염병처럼 세계 어디로든 번질 수 있게 됐다는 것이죠.
작은 불안감으로 시작된 집단 공포심리가 SNS로 이루어진 초연결사회에서 순식간에 확산되면서, 미국 내 자산 기준 16위 규모의 40년 된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기까지 단 36시간이 걸린 것처럼요. 이는 과거 금융위기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부분인 만큼 많은 은행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글로벌 은행들이 휘청이는 소식은 어느 누구에게도 좋은 소식이 아닙니다. 부정적인 소식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실제로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 할지라도, 더 큰 문제는 은행 시스템이 불안하다는 심리적 전염이 더 큰 문제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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